뉴욕 한달살기 숙소

2024. 9. 25. 10:52세계여행/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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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 달 살기 숙소입니다.
뉴욕에서 한 달 살기 중인데요.
 
맨해튼 93번가에 있는 중산층 아파트에서 묵고 있답니다.
이곳은 80대 은퇴한 노부부가 살고 있는 아파트인데요.
 
방 한 개 화장실 한 개 있는 크기로 한국 평형으로 치면 18평형 정도 될 것 같아요.

 
 
이 아파트는 아르헨티나 출신 80대 후반 나이의 부부가 살고 있는데요.
뉴욕에서 스페인어 교사를 하다가 은퇴한 부부라는데요. 정말 깔끔하게 해 놓고 사시네요.

깔끔한 것도 깔끔한 것인데 너무 놀라운 것은 짐이 아주 최소한의 것만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부분 나이 들어가며 사놓은 잡동사니들이 산더미처럼 있는 게 일반적인데 이 부부네 아파트는 정말 최소한의 짐만 있어요.

이 집이 가끔 와서 사는 세컨드 하우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뉴욕에서 스페인어 교사를 하다 은퇴하셨다는 걸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주방이고 화장실이고 아주 최소한의 물건들만 있어서 인상적입니다.
냄비나 주방용품도 필요한 것 외에는 없고요. 수저나 포크도 몇 개 없어서 그런 걸 넣어두는 싱크대 서랍이 널널합니다.
심지어 프라이팬조차 없네요.

페이퍼 타월이나 이런 건 꾸러미로 사면 싸니까 본의 아니게 대용량으로 사다 쟁여놓고 쓰게 되잖아요. 이 분들은 떨어지면 한 개씩 사다 쓰는지 페이퍼 타월이 떨어져 찾아보니 여분의 페이퍼 타월이 없어 들어오다 그것도 하나 사 왔네요.

 
 
화장실에 휴지가 여분으로 있을 법도 한데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검소한 생활을 하는 분들임이 집안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현관 쪽인데 오른쪽 신발장을 열어보니 끌신 하나 들어 있고 네 개의 신발장이 비어 있네요.
하와이 집과 홈 익스체인지로 살고 있는 집인데 하와이로 가져간 신발이 전부인가좌요.

어디 창고라도 있어서 거기에 모두 두고 간 것인지 모르겠는데 혼자도 아니고 부부가 사는 집인데 이렇게까지 물건이 최소한의 것만 있다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 큰 감동을 받고 있답니다.
 
이렇게 살아도 다 살아지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너무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살아요.
한국집은 물건들을 위해 집이 존재하나 싶을 정도입니다. 서울운 집값도 비싼데 많은 물건들을 위한 비용을 엄청 지불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죠. 거기에 평수 자랑하는 하는 허세비용까지 큰 돈을 지불하며 사는 모습이 현재 한국인의 모습입니다.

 
 
침실에도 있어야 할 것만 있어요.
서랍 안에 옷이 꽉 차 있어도 부족할 판일 거 같은데 손님들 쓰라고 맨 위칸은 텅 비워 놓고 가셨네요.
옷장을 열어보니까 남자분 옷의 경우 청바지 3벌에 일반 바지 한 개가 다네요.
 
서랍 안에 옷도 딱 몇 개만 정갈하게 접어서 넣어 서랍의 공간이 남네요.
옷의 상태를 보니 아주 쓸만한 옷 몇벌이 다인데 아마도 입다가 후줄근해지면 바로 버리고 일정 수량만 유지하며 생활하시는 것 같아요. 

 
 
이 집을 둘러보면서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장롱에 옷이 많아 미어터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넣을 공간이 없어 여기저기 쑤셔 넣어 놓은 옷들이 생각납니다.

물건에 치여사는 상황인데 이 분들은 확실히 본인들이 집의 주인공으로 사네요.
물건이 많으면 물건이 주인공이고 주인은 자리를 물건들에게 양보하고 더부살이 하듯 살게 되잖아요.
 
실제로 살아보면 옷도 다양한 색상으로 여러벌 있어야 할 이유도 없더라고요. 특히 은퇴후에는 외출시 손이 가는 옷은 정해져 있더라고요. 번듯한 한두가지 옷만 결국 입게 되니 다양한 디자인이나 색상의 옷을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도 없더라고요. 그나마 현역에 있으면 매번 같은 옷을 입을 수 없으니 다양한 옷이 중요할 수 있는데요.
은퇴하고나면 어차피 같은 사람이 내 옷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품질 좋은 쓸만한 옷만 외출할 때도 있게 되더라고요.
옷이 많다고 그걸 다 입을 기회도 없더라고요.

 이제부터는 뭔가 버릴 것이 있을 때만 사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됐고요.
유용하지 않은 물건들은 버리든지 나눔을 하든지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는 중입니다.

 
 
 
물가 비싼 뉴욕에서 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긴 하겠지만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가재도구들도 보니까 비싸 보이는 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요. 지금 다 버려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실용성만 강조한 것들이네요
 
뉴욕 한 달 살기를 하고 돌아가면 정기적으로 버려야 하는 것들 정리를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살면 15평이라도 널찍한 공간처럼 보일 정도로 물건들이 단출합니다.
 
신발장 옆 세워놓은 우산을 보니 3개 있는데 성한게 하나도 없네요.
하기사 80대 말 연세시니 비가 오면 외출을 아예 하지 않으시겠지만 있는 우산 3개 마저도 성치 않다니......
옷, 주방기구, 가구, 생필품 뭐하나 넘치는게 없네요. 그러다 보니 작은 평형 아파트인데 넓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절약한 돈으로 이 분들은 숙소비도 홈 익스체인지를 통해 절약하며 전 세계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집을 바꾸어 여행기회가 많아 집에는  다른 사람들이 드나드는 집이니 그걸 염두에 두고 최소한의 물품만 두고 생활하는 것이 몸에 배어서 그런 것도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사는 것이 공간을 넓게 활용하며 사는 지혜이고, 돈도 절약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는 생각에 크게 배우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제 귀국하면 쓰지 않는 물건임에도 언제 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쟁여둔 물건들은 여차하면 죄다 버려 가면서 심플하게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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