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첼시지역 여행하다 무료급식을 받아먹어 봤어요.

2025. 7. 5. 07:23세계여행/뉴욕

세계일주 여행중입니다. 첫 여행지도 뉴욕여행을 하고 있는데요. 오전에 뉴욕의 첼시 지역을 산책 삼아 천천히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이 동네는 고층 빌딩들보다는 비교적 낮은 건물과 벽돌로 지어진 아파트, 그리고 가로수가 인상적인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의 주거 지역입니다. 갤러리나 부티크도 종종 눈에 띄었고, 어딘가 감성이 묻어나는 동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천천히 걷던 중 우연히 한 교회 건물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행사인가 싶어 지나치려 했지만, 자세히 보니 음식이 담긴 일회용 용기를 하나씩 받아 가고 있었습니다. 무료 급식이었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줄 서 있는 사람들이 전혀 거창하게 어려워 보이는 분들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요. 이 교회 앞에서 주는 것보다 맛이 더 좋은 급식을 해주는 곳인지 많은 사람들이 이 교회 길건너편에 길게 줄을 서 있더라고요.

 

 

한쪽에서는 아기를 유모차에 태운 젊은 엄마가 줄에 서 있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운동복 차림의 중년 남성이 가방을 든 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이건 단순한 구호 목적만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위한 나눔의 일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곳은 훨씬 더 퀄리티가 좋은 음식을 배급해 주는 모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더라고요. 게중에는 길건너 교회에서 받은 음식 봉지를 손에 들고 있는 사람들도 보이네요.

 

 

그런 분위기에 이끌려 저도 조심스럽게 줄에 섰습니다. 줄 앞에서는 직원분들이 인사를 건네며 도시락을 건네주었고, 제게도 아무런 질문 없이 똑같이 나눠 주셨습니다. 손을 내미니 기계적으로 음식 도시락을 건네주네요. 음식 맛이 어떨지 궁금했답니다.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요거트 용기에 담긴 사과 갈은 것, 약간의 밥, 그리고 아마도 고기는 아니고 고기맛을 내는 인스턴트 음식, 그리고 컵에 담긴 과일 두개. 그다지 고급스럽지는 않았고요.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받을 자격’ 같은 걸 묻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그냥 줄을 서 있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내어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작은 과일주스와 건포도 한 봉지가 들어 있는데요. 건강을 위해 다양한 용영소 음식을 마련한듯 했지만 맛은 없었어요. 식이섬유 보충을 위한 귤 2개도 들어 있었는뎅ㅅ. 요즘 귤 어디서 사든 엄청 달고 맛있는데 모양만 과일인 듯한 당도 없는 맛이었어요.

 

 

 

교회 뒷편이 한국의 아파트 단지처럼 되어 있었는데요. 아파트 단지 두동 사이에 공원처럼 가꾸어 놓았는데 양옆으로 벤치가 있어 도시락을 먹기 적당하더라고요. 이 아파트 매물 가격을 보니 2억이 조금 안되는 가격에 나와 있는 것을 보니 저 소득층을 위한 임대 아파트 일것 같더라고요. 뉴욕에는 이렇게 한국처럼 아파트 단지로 형성된 곳 보다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많다보니 이런 단지형 아파트의 모습은 오히려 신기해 보였는데요. 이런 류의 아파트들은 주로 임대 아파트들이더라고요.

길가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주변을 바라보니,  교회 뒤편의 저소득층 임대 아파트가 있다보니 이 급식은 무료 급식이 아니라 삶의 일부처럼 녹아 있는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첼시는 그 자체로 부유하고 세련된 동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따뜻한 순간들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 중에 흔히 기대하는 관광 명소나 명소 음식은 아니었지만, 제겐 이번 뉴욕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체험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받아들여지는 경험은 생각보다 강한 울림을 줍니다.

 

 

누군가는 ‘그걸 왜 받아먹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그 순간을 통해 뉴욕이라는 도시가 가진 다양성과 포용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화려하거나 예술적이기만 한 도시가 아니라, 이렇게 조용한 동네 교회 앞에서도 사람 냄새 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뉴욕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교회 뒤편의 아파트 단지내에는 아름드리 나무를 오르내리며 음식을 찾고 있는 청설모도 있었는데요. 밥을 조금 던져주니 밥은 먹지 않네요. 건포도를 던저주니 두손으로 건포도를 귀엽게 받아 먹네요. 무료 급식이라서인지 영양의 조합만 신경쓴 메뉴일뿐 맛은 배고파 죽을 지경이 아니면 많지 않은 양이나마 다 먹기 어려운 맛이었어요. 이런게 현지인의 삶에 녹아드는 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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