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주 여행 - 3,000년 전 청동 뿔 모자를 실제로 보다… 베를린 노이에스 박물관의 놀라운 유물들

2026. 7. 7. 07:09세계여행/시니어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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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노이에스 박물관을 둘러보다 보니 네페르티티 흉상만큼이나 눈길을 끈 곳이 바로 선사시대와 청동기 시대 유물을 전시한 공간이었습니다. 화려한 황금 유물은 아니었지만, 수천 년 전 사람들이 만들었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정교한 청동 칼과 갑옷, 장신구들이 전시되어 있어 한참 동안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청동으로 만든 뿔 모자였습니다. 처음 보는 순간 '이게 정말 사람이 쓰던 모자였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양쪽으로 길게 뻗은 뿔은 매우 화려했지만, 실제로 착용한다면 무게도 상당했을 것 같고 움직일 때마다 균형을 잡기도 쉽지 않았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설명을 읽어보니 이러한 청동 뿔 모자는 청동기 시대 유럽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일반 사람들이 평소에 착용했던 모자가 아니라 제사나 종교 의식, 또는 권력을 상징하는 특별한 행사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오늘날에도 왕관이나 의식용 예복은 실용성보다 상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수천 년 전 사람들도 자신의 권위와 신앙을 표현하기 위해 이러한 화려한 장신구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청동 칼과 갑옷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무기로만 생각했던 청동 칼은 손잡이와 칼날의 균형이 매우 아름다웠고, 갑옷 역시 기능뿐 아니라 장식적인 요소가 많아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망치 하나로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기원전 천 년이 넘는 시대에 이미 이렇게 높은 수준의 금속 가공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은 놀라웠습니다. 불을 다루고 금속을 녹여 형태를 만들고, 다시 표면을 다듬어 아름다운 무늬까지 새긴 모습을 보며 인간의 창의력은 시대와 상관없이 늘 위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를 둘러보며 저는 이 유물들이 어디에서 발견되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대부분은 오늘날 독일을 비롯해 덴마크와 폴란드 등 유럽 여러 지역의 무덤이나 제사 유적에서 발굴된 것이라고 합니다. 땅속에서 수천 년 동안 잠들어 있던 유물들이 오늘날 박물관에서 우리 앞에 전시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간의 깊이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이에스 박물관에서 감탄하게 되는 것은 전시품만이 아니었습니다. 건물 자체 역시 하나의 전시품처럼 느껴졌습니다. 내부를 걷다 보면 현대적으로 새롭게 만든 계단과 오래된 벽, 천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서로 다른 분위기가 공존하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제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흔적을 지우지 않고 복원한 결과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관람객들도 전시품뿐 아니라 천장과 벽을 올려다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벽돌과 희미하게 남아 있는 장식들은 수많은 세월과 전쟁을 견뎌 온 건물의 역사를 말없이 들려주는 듯했습니다. 새것으로 모두 바꾸지 않고 과거의 흔적을 그대로 남겨 둔 모습은 오히려 박물관의 품격을 더욱 높여 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노이에스 박물관을 둘러보며 저는 유물만 감상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기술, 예술, 그리고 시간을 함께 여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청동 뿔 모자를 바라보며 당시 사람들의 삶을 상상했고, 오래된 건물의 벽을 바라보며 전쟁과 복원의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과거를 보존한다는 것은 단순히 오래된 물건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 그리고 삶을 오늘날까지 이어주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노이에스 박물관에 전시된 대리석 부조는 주로 고대 그리스와 고대 로마 시대(기원전 5세기~기원후 2세기)의 작품입니다. 대부분은 현재의 그리스, 이탈리아, 튀르키예 서부(옛 소아시아) 등에서 발굴된 유물입니다.

부조는 평평한 돌판 위에 사람이나 신, 동물, 전투 장면, 제사 장면 등을 입체적으로 조각한 예술 작품입니다. 완전히 입체적인 조각상과 달리 배경은 남겨 두고 인물만 돌출되도록 새긴 것이 특징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신전의 벽면과 기둥 위를 장식하는 부조가 매우 발달했고, 고대 로마에서는 황제의 업적이나 군사적 승리를 기록하는 데에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인물의 옷 주름이나 머리카락, 근육 표현이 매우 섬세합니다. 당시에는 철제 끌과 망치만으로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많은 미술사가들은 이러한 부조를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고대 조각 예술의 정수 가운데 하나로 평가합니다.

 

박물관에서 이 부조들을 바라보며 저는 단순히 돌을 깎아 만든 장식이 아니라, 수천 년 전 사람들이 자신들의 신앙과 일상, 그리고 역사를 후세에 남기기 위해 돌에 새겨 놓은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이보다 훨씬 오래 남는 돌에 삶을 새긴 덕분에 오늘날 우리도 그들의 문화와 예술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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