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여행의 소소한 하루, 김치찌개와 맥도널드

2026. 9. 17. 07:12세계여행/시니어세계일주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역시 김치찌개를 먹어줘야죠.

유럽 여행을 오래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한국 음식이 생각납니다. 처음 며칠은 현지 음식도 신기하고 새로운 맛을 경험하는 재미가 있지만, 여행이 길어지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같은 익숙한 음식이 그렇게 당길 수가 없습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에서도 결국 한식당을 찾아갔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여러 가지 한식 메뉴가 있었지만 이날은 고민할 것도 없이 김치찌개를 주문했습니다. 역시 여행 중에 먹는 김치찌개는 집에서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유럽에서 며칠 동안 빵이나 고기, 파스타 같은 음식을 먹다가 뜨끈한 김치찌개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면 속이 확 풀리는 느낌입니다. 김치의 매콤한 맛에 밥까지 함께 먹고 나면 '역시 한국 사람은 밥심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특별히 대단한 음식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김치찌개지만 여행지에서는 그 한 그릇이 상당히 반갑습니다. 특히 혼자 장기간 여행을 하다 보면 음식 하나가 여행의 기분을 좌우할 때도 있습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나니 다시 걸어볼 힘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하다 보면 또 하나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와이파이입니다.

요즘은 여행지에서 인터넷이 없으면 생각보다 불편합니다. 지도도 봐야 하고 다음 목적지도 검색해야 하고 숙소와 교통편도 확인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갑자기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날은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 맥도널드에 들어갔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든 맥도널드는 참 익숙합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빨간색과 노란색의 익숙한 로고가 보이니 마치 잠깐 한국에 돌아온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은 독일 사람들이고 메뉴나 매장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맥도널드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익숙함은 어느 나라에서나 비슷합니다.

간단한 음료 하나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와이파이에 연결해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확인했습니다.

 

 

여행하면서 이런 시간이 의외로 중요합니다.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시간만 여행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숙소에서 다음 일정을 검색하고, 지도에서 길을 확인하고, 사진을 정리하고, 메시지를 확인하는 시간도 여행의 일부입니다.

특히 이번 여행처럼 혼자 자유롭게 움직이는 여행에서는 모든 것을 제가 직접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맥도널드에서 잠시 쉬면서 인터넷도 사용하고 다음에 어디로 갈지 살펴봤습니다.

그러고 나니 다시 밖으로 나갈 시간이 됐습니다.

그날은 특별히 어디를 꼭 가야겠다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 와서 유명한 관광지를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는 생각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냥 주변을 소소하게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제가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예전에는 여행을 가면 유명한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여행 일정표에 관광지가 많이 들어 있어야 제대로 여행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꼭 그렇지 않습니다.

특별한 목적지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냥 길을 따라 걸어보고,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있으면 사진을 찍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구경하고, 잠시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 쉬어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계획하지 않았던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프랑크푸르트 역시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금융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고층빌딩이 많은 딱딱한 도시라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걸어보니 오래된 건물도 많고 유럽 특유의 거리 풍경도 있었습니다.

현대적인 빌딩과 오래된 건물이 함께 있는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독일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출퇴근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장을 보러 가는 사람 등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입니다.

유명한 관광지에서는 대부분 관광객만 보게 되지만 동네 골목을 걸으면 그 도시에서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런 시간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고, 맥도널드에 가서 와이파이를 사용하고, 특별한 목적지도 없이 주변을 걸었습니다.

어찌 보면 별것 없는 하루입니다.

그런데 여행에서는 이런 별것 없는 시간이 의외로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일정은 당장은 알차게 느껴지지만 여행이 끝나고 나면 어디를 갔는지 기억이 흐릿해질 때도 있습니다.

반면 어느 날 먹었던 김치찌개의 맛이나 우연히 들어갔던 맥도널드, 길을 걷다가 발견했던 작은 건물과 거리의 풍경은 오히려 선명하게 남아 있기도 합니다.

 

 

아마 여행이라는 것이 꼭 대단한 경험만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낯선 도시에서 평소와 조금 다른 하루를 살아보는 것.

아침에 눈을 떠서 오늘은 어디를 걸어볼까 생각하고, 배가 고프면 익숙한 한국 음식을 찾아가고, 인터넷이 필요하면 맥도널드에 들어가고, 다시 밖으로 나와 마음 내키는 대로 걸어보는 것.

이런 소소한 일상이야말로 자유여행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혼자 여행을 하면 누구에게 맞춰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배가 고프면 먹으면 되고, 피곤하면 쉬면 되고, 더 걷고 싶으면 걷고, 숙소로 돌아가고 싶으면 돌아가면 됩니다.

정해진 일정도 없고 반드시 해야 할 일도 없습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에서 보낸 시간도 그랬습니다.

김치찌개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맥도널드에서 인터넷을 사용한 뒤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냥 걸었습니다.

 

 

그렇게 걷다 보니 프랑크푸르트라는 도시가 조금씩 친숙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거리도 몇 번 지나가다 보니 익숙해지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도 조금씩 눈에 들어옵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어쩌면 낯선 도시를 익숙한 동네처럼 만들어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지도 없이는 길을 찾기 어려웠던 곳이 며칠 지나면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는 곳이 됩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식당도 다시 찾아가게 되고, 처음에는 아무 의미 없이 지나쳤던 건물도 다시 보게 됩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여행은 그렇게 도시와 조금씩 친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김치찌개를 먹고 맥도널드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하고 주변을 소소하게 걸었던 하루.

특별히 대단한 것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이런 하루가 좋았습니다.

여행을 오래 하다 보니 이제는 '오늘 무엇을 얼마나 많이 봤는가'보다 '오늘 하루를 얼마나 편안하게 즐겼는가'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이날도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김치찌개 한 그릇에 힘을 얻고, 맥도널드 와이파이로 여행 정보를 정리하고, 다시 거리로 나가 천천히 걸어본 하루였습니다.

아마 이런 소소한 하루들이 모여 결국 한 번의 긴 여행을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