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하와이

하와이 다운타운의 사라진 추억의 ROSS 여기 이제 문 닫았어요.

복된인 2025. 4. 16. 10:43
반응형

하와이 오아후섬은 많은 분들이 여행지로 손꼽는 인기 있는 지역입니다. 특히 와이키키는 언제나 활기차고 관광객들로 붐비는 장소인데요, 저 역시 이번 하와이 여행에서도 와이키키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저녁, 문득 오아후섬의 또 다른 지역인 ‘다운타운 호놀룰루’가 떠올랐습니다. 낮에 몇 번 방문해 본 적은 있었지만, 밤의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해졌고, 직접 한 번 가보자는 마음이 들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다운타운 호놀룰루는 하와이 주정부 청사와 시청, 법원, 금융기관 등이 밀집해 있는 행정과 비즈니스의 중심지입니다. 낮에는 근무하는 사람들과 방문객들로 분주한 곳이지만, 밤이 되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기에, 한편으로는 기대보다는 약간의 걱정도 함께 들었습니다.

 

차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너무도 조용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거리에는 사람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대부분의 상점과 식당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간혹 지나가는 차량 몇 대와 노숙자들이 보였을 뿐, 일반 시민이나 관광객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가로등 불빛은 있었지만 거리를 밝히기에는 부족했고, 곳곳이 어둡고 조용했습니다.

 

 

걷는 내내 예전의 다운타운 분위기를 떠올려 보았지만, 눈앞의 현실은 매우 달랐습니다. 특히, 제가 예전에 자주 찾았던 ‘ROSS Dress for Less’ 매장이 눈에 들어왔을 때는 더욱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매장은 저렴한 가격으로 의류, 가방, 신발, 생활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어, 현지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던 곳이었습니다. 저 역시 하와이에 올 때마다 한 번쯤은 꼭 들르는 곳이었기에, 이번에도 들러볼 생각으로 왔던 것이지요.

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도착해보니, 매장은 문을 닫고 폐점된 상태였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내부는 텅 비어 있었고, 입구에는 ‘영업 종료’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간판은 여전히 걸려 있었지만, 더 이상 이곳에서 쇼핑을 즐길 수 없다는 현실이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알고 보니 이 ROSS 매장은 2025년 초에 영업을 종료한다고 하더군요. 팬데믹 이후의 여파, 상권의 변화, 운영 비용 증가 등 여러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매장은 단순히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장소 그 이상이었습니다. 하와이에서 ‘가성비 쇼핑’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곳 중 하나였고, 관광객들의 동선 안에 있던 몇 안 되는 다운타운 매장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고, 이 지역이 점점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운타운 전체 분위기 역시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한때는 차이나타운의 맛집들을 찾거나, 이올라니 궁전 근처를 산책하며 하와이의 역사적인 면모를 즐길 수 있었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밤 시간대에는 방문을 주저하게 되는 곳이 된 듯했습니다. 실제로 거리를 걷는 동안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게 되었고, 혼자 이동하기에는 다소 불안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노숙자들이 늘어난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그들 역시 이 도시의 일부이지만, 적절한 조명이 부족하고 인적이 드문 환경에서는 그 존재 자체가 긴장감을 높이기도 합니다.

 

 

짧지 않은 시간을 걷고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결국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쇼핑도 하고 간단한 야식도 즐길 수 있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 기능이 상당히 축소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여행객 입장에서 굳이 밤에 다운타운까지 찾아갈 만한 이유가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낮의 다운타운은 여전히 매력이 있습니다. 이올라니 궁전, 주청사, 카메하메하 대왕 동상, 호놀룰루 미술관 등 역사적이고 의미 있는 장소들이 도보 거리 내에 위치하고 있고, 문화적으로도 깊이 있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야간의 분위기는 매우 다르며, 일정에 넣을 경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번 방문은 다소 아쉬움이 컸지만, 그만큼 하와이라는 지역이 단면적으로만 보기에는 안 되는 복합적인 공간이라는 점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와이키키의 활기찬 풍경과 자연, 관광 명소들이 하와이의 한 축이라면, 다운타운의 조용한 밤 풍경은 또 다른 현실을 보여주는 축일 것입니다.

폐점한 ROSS 매장은 어쩌면 언젠가 다시 새로운 가게가 들어서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다시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겠지요.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한때의 일상적인 장소가 사라지는 것을 직접 목격하는 일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 그리고 도시의 변화 속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혹시 하와이를 여행하시는 분들 중, 밤 시간에 다운타운 방문을 고려하고 계신다면, 충분한 사전 정보와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과거에 방문한 기억을 바탕으로 기대를 갖고 가시는 경우, 현재의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후기는 단지 다운타운의 밤 풍경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도시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지는 익숙한 공간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장소였을지 몰라도, 저에게는 추억이 담긴 소중한 공간이었기에, 이 기록이 같은 기억을 간직한 분들께 작은 공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렇게 돌아보고 버스 타고 와이키키로 돌아왔어요.

 

반응형